전파 제트에 대한 궁금증과 의문은 늘어가고 해답을 밝혀내기 위해서는 현재의 장비보다 성능이 좋은 장비가 필요했습니다. 이를 해결해 준 장비가 바로 전파간섭계(Radio Interferometer)입니다. 전파 간섭계는 전파 천문학에서 천체의 고해상도 이미지를 구현하고 위치를 정밀하게 측정하는 관측 장비입니다. 전파 간섭계는 여러 개의 전파망원경을 일정하게 배치하여 동시에 관측하고, 데이터를 합성하여 하나의 거대 망원경과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전파 간섭계의 분해능은 망원경 간의 간격이 실제 가상 망원경의 구경 역할을 하고, 거리가 증가할수록 더 높은 각분해능을 보여줍니다. 망원경들이 같은 천체에서 오는 전파를 감지하게 되면 신호들이 간섭을 일으키고 이 간섭 패턴을 분석하면 천체의 위치와 구조 그리고 밝기를 정밀하게 측정합니다.
대표적인 전파 간섭계로는 미국 뉴멕시코에 위치한 대형 전파 간섭계 VLA(Very Large Array)가 있습니다. VLA는 27개의 전파 망원경으로 구성되어 있고 각 망원경의 직경은 25m입니다. 한 팔의 길이가 22km 되는 레일 위에 9개의 안테나를 Y자 모양의 배열로 배치되었습니다. 전파의 세기를 등고선이 아닌 가시광으로 변환된 사진으로 보여주기에 전파원의 사진과 크기를 측정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천체를 더욱 높은 각분해능으로 관측할 수 있게 해주는 도구로는 초장기선 간섭계(Very Long Baseline Interferomet, VLBI)가 있습니다. VLBI는 전파 간섭계의 한 형태이며 여러 전파 망원경이 동시에 같은 천체를 관측하고 각각의 망원경이 천체에서 오는 전파를 감지하여 들어온 신호가 각 망원경에 도달하는 시간 차이를 기반으로 결합합니다. 이 장치는 안테나 사이의 거리가 약 12,000km입니다. 천체 관측뿐만 아니라 초장기선 간섭계는 지구의 자전, 대륙의 이동과 GPS와 같은 지구에 대한 연구에도 활용되고 있습니다. VLBI는 초정밀 원자시계와 고성능 컴퓨터가 필요하고 데이터 처리가 복잡하고 비용도 많이 들지만, 지구 전역의 전파망원경의 연결로 극도로 작은 천체도 관측할 수 있는 혁신적인 기술입니다. 이 기술로 블랙홀, 우주 거리, 우주의 큰 구조를 알아가는 데 필요한 도구이며 천문학의 여러 중요한 발견을 가능케 하였습니다.
-간섭계로 알아보는 전파 제트의 에너지원
VLBI로 전파 제트에 대해서 더욱 상세하게 알게 되었습니다. 전파은하 3C449의 전파 제트를 보면 정밀도가 높아져 아주 작은 중심핵과 여기서 작은 전파 제트로 분리되고 있는 것을 관측할 수 있습니다. 또한 활동 은하 중심과 주변의 어둡고 미세한 전파 구조 또한 관측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VLBI의 중요한 성과 중 하나는 은하의 중심핵과 방출되는 전파 제트의 구조를 발견하게 된 것입니다.
분해능의 향상으로 하나의 전파원인 줄 알았던 천체가 알고 보니 별개의 천체였고, 두 개의 전파원으로 구성되어 있는 것 또한 발견했는데 이러한 두 개 이상의 전파원으로 구성된 천체를 이중 전파원이라고 합니다. 이중 전파원이 발견된 후에 어떻게 발생이 되었나 하는 원인을 찾기 시작했는데, 은하의 중심 폭발로 발생했다는 의견이 주를 이루었습니다. 한편 최초 발견된 이중 전파원인 백조자리 A를 자세히 관측하면 이중 전파원을 연결하는 가늘고 긴 다리가 발견되는데, 은하 중심에서 분출된 무엇인가가 이중 전파원까지 이어지고 있었습니다. 또한 헤드 테일 형 전파은하라고 불리던 천체도 더 높은 분해능으로 원형 전파원과 그곳에서 분출한 두 개의 전파 제트로 이루어진 것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발견 후에도 제트가 분출되는 원인과 관측될수록 다양한 모습을 보이는 원인이 규명되지는 않았습니다.
전파 은하의 일종인 NGC 6251을 천문학자들은 활동 은하핵, 블랙홀, 전파 제트의 메커니즘을 연구하는 데에 중요한 관측 대상으로 봅니다. NGC 6251의 좁은 은하에서 강력한 복사가 방출되고 있고 그 바로 옆에서 훨씬 더 작은 제트를 발견했습니다. NGC 6251은 처음에 한 개의 제트인 줄 알았지만, 세 개의 전파원으로 구성되어 있었음이 발견되었습니다. NGC 6251의 은하 중심의 에너지 방출이 은하 주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는 데 중요한 사례로 봅니다.
1978년 천문학자 피터 영(Peter J. Young)과 월리스 서전트(Wallace L. W. Sargent) NGC 6251 은하를 관측하여 은하의 중심을 관측했습니다. 은하 중심부의 가시광선 스펙트럼을 분석해서 별들의 운동이 굉장히 빠르게 이루어지고 있는 사실과 이 운동을 일으키는 중심에 강력한 중력원이 존재할 것이라는 사실을 시사하였습니다.
M87 또한 허블우주망원경으로 관측된 결과 이 은하의 중심부가 다른 부분들에 비해 굉장히 밝고 밀도가 높다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또한 광학 스펙트럼 분석을 통해서 가스가 고속으로 공전하며 중력의 영향을 받는 것 또한 관측했습니다. 중심의 속도가 초속 수백km에 달했고 중심은 당시 추정치로 태양의 50억배에 해당하는 거대한 암흑 물질 혹은 블랙홀이 있을 것이라고 추정되었습니다. 현재는 약 65억배에 달하는 태양 질량으로 관측되었습니다. 전파 천문학자들은 제트가 방출되는 메커니즘으로 은하 중심에 엔진이 주위 가스를 연료로 공급받고 있는데, 가스의 압력이 충분히 형성되면 이때 강력한 제트를 만들어내는 것은 아닐지 추측하였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어떻게 에너지가 공급되는지에 대한 의문은 남아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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